재건축 투자, 알고는 하십니까?
강남재건축이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서울 도심의 재건축·재개발 주택들의 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피(프리미엄이 없는 상태)에도 거래되지 않던 물건들이 지금은 1억 원의 프리미엄을 줘도 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프리미엄이란 주택의 매매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으로 매도자가 누리는 이익을 말한다.
재건축은 서울 도심에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부동산 투자의 핵심이 좋은 입지에 있는 한 강남에 새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강남재건축이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하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투자는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는 점에서 투자하기 까다로운 대상이다. 현재의 낡은 주택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몇 년 후 새 아파트가 됐을 때의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막연히 감에 의존하거나 향후 어느 정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으로 재건축 투자를 결행하고 있다. 재건축이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따져보지 않고 투자하다간 큰 손해를 자초할 수도 있다. 재건축·재개발 투자에서 꼭 짚어봐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먼저 진행 속도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법에서 정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비구역이 지정되면 추진위가 설립되어야 하고 그 후 조합이 설립되어야 한다. 조합이 설립된 뒤에는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쳐 이주를 하게 되고 철거한 후 아파트 공사를 착공해서 공사 기간을 거쳐 비로소 준공을 하게 된다.
재건축 사업은 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게 된다. 사업이 도중에 중단되거나 늦어지는 리스크가 줄어들수록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투자하려는 재건축 주택이 현재 어느 시점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시점은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난 이후이다. 이때는 착공을 눈앞에 둔 시점이므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가격이 많이 올라 있다는 점이 문제다. 따라서 가장 투자에 적합한 시점은 사업시행 인가가 난 이후다. 이때는 대략적인 사업규모나 추가로 들어가야 할 경비 등을 알 수 있고,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비교적 안전한 시점이다.
좀 더 싸게 구입하려면 이전 단계인 조합설립 인가 이후나 인가 전 주택을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조합설립이 되었더라도 조합원의 50% 이상이 반대하면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고, 진행이 잘 된다 하더라도 완공 단계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재건축 사업은 사업성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중도에 진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므로 주민들의 동의 여부와 기간 리스크를 잘 따져봐야 한다.
두 번째는 추가부담금을 얼마나 내야 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싸게 산다고 하더라도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 내야 할 부담금이 많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주택은 사업시행 인가 이후에 권리가액과 분양 가격이 산정되는데, 분양 가격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이 내가 부담해야 할 추가부담금이 된다.
권리가액이 높으려면 내가 산 주택의 값어치가 높아야 하지만 사업성이 좋아 비례율이 좋아야 한다. 비례율이 좋으려면 일반분양가가 높아야 하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일반분양으로 팔고 남은 이익을 조합원에게 돌려줄 수 있다. 따라서 완공 세대 수에 비해 조합원 수가 적은 구역, 입지가 좋아 일반분양가가 높은 지역이 비례율이 높다.
완공 세대 수에 비해 조합원 수가 적더라도 조심해야 할 구역이 있다. 1+1 재건축을 신청하는 조합원이 많은 구역이다. 지금은 대지 지분이 많거나 권리가액이 많은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주로 대형 평형 소유자)들은 권리가액 내에서 소형 평형 두 채(한 채는 60㎡ 이하로 3년 간 전매 금지)를 분양받을 수 있다. 한 채는 본인이 거주하고 나머지 한 채는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다. 따라서 구역 내에 대형 평형 소유자가 많다면 일반분양 물량이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분양 자격이다. 원래는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인데 준공 이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한 경우, 주택으로 사실상 사용되었더라도 공부상 주택이 아닌 경우 등에는 분양자격이 없는 경우가 있다. 재개발인 경우는 토지만 90㎡ 이상을 소유한 경우에는 분양자격이 있지만 재건축은 주택 및 부속 토지를 소유한 경우에만 분양자격이 주어진다.
아파트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분양자격이 주어지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으나 토지나 사실상의 주택, 근린생활시설이나 전환다세대주택의 경우에는 분양자격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들의 판단을 얻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울 등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에서 조합설립 인가 난 구역의 재건축·재개발 주택을 구입할 때는 매수 전에 조합원 승계가 되는지의 여부를 반드시 조합에 문의해봐야 한다. 두 채 이상의 주택을 가진 자가 조합설립 이후 한 채의 주택을 매도하면 그 주택을 매수한 사람은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 않아서 현금청산이 되게 된다.
현장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도 의견이 분분해서 누구는 분양자격이 있다고도 하고, 누구는 없다고도 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하지만 2009년 8월 6일부터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이미 시행되고 있는 명확한 사실이며, 분쟁을 빚을 때마다 국토해양부에서 여러 차례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는 사항이다.
아무리 강남재건축을 필두로 한 서울 도심의 재건축 구역의 주택들이 사업성이 좋고 미래가치가 좋다고 한들 잘못 사게 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재건축 구역의 주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수고스럽더라도 몇 가지 사항을 꼼꼼히 따져보거나 전문가의 자문을 얻은 뒤 투자에 임하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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