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살고싶은 집입니다.

전원주택

by 포근한 사람 2017. 3. 12. 20:48

본문

용문산과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창밖으로 한 폭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매일매일 조금씩 모습을 달리하는 부지런한 자연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살기로 했다.


검은색이 주를 이루는 차분한 외관은 재료와 명도에 변화를 주어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이 느껴진다.


양평 예술 특구에 위치한 오거스트 하우스는 장신구 디자이너인 김소영 씨의 주거공간과 작업실, 작은 카페와 갤러리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원래는 서울에 작업실을 두고 있던 건축주가 양평으로 이사 온 건 집과 작업실이 떨어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지낼 시간이 부족해졌음을 느꼈기 때문. 그렇게 두 공간이 통합된 집을 상상하기 시작하기 시작했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건축주의 대학 선배이자 건축가인 곽데오도르 소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장신구 공예는 입체를 다루는 작업이기에 공간이 협소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파노라마 창을 선물했다. 크고 시원해 보이는 통창이었다면 더 좋을 수 있었겠지만, 다른 지역보다 바람도 강하고 추운 양평의 기후를 고려해 고효율의 시스템창호를 동일한 간격으로 배치하고 안전성과 단열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파노라마가 펼쳐진 듯한 시각적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다.


2층 주거동 현관에서 바라본 거실. 가장 전망이 좋은 동쪽을 파노라마 창이 펼쳐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 대지면적 : 799㎡(약 241.7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면적 : 187.77㎡(약 56.8평) / 연면적 : 541.42㎡(약 163.78평) / 건폐율 : 23.5% / 용적률 : 50.54%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13m /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 지붕마감재 : 징크 / 단열재 : 지붕 - THK180 비드법단열재 / 벽체 - THK120 비드법단열재

외벽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위 페인트마감, 청고벽돌 타일 / 창호재 : 윈센 시스템창호 / 설계 및 인테리어 : 곽데오도르 떼오하우스

설계담당 : 홍성욱 ㈜도심건축사사무소

시공 : 떼오하우스 031-773-7941 tohaus1125@gmail.com


갤러리는 천창을 통한 자연채광이 간접조명의 기능을 한다.

재질의 차이가 뚜렷한 도로변에서의 모습과 달리, 안쪽은 단일한 외장으로 마감했다.


직선이 없는 자연에 가까워진 삶은 장신구 디자인에 곡선을 많이 쓰는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원천이다. 자연을 통해 작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생활하며 새삼 매일 배우고 또 반성한다고.

“불교의 가르침 중에, ‘발걸음을 조심해라, 너도 모르게 살생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어느 날 잔디에 물을 주는데 맨눈에는 안 보였던 여치들이 한 발 건너 한 마리 있을 정도로 튀어 오르더라고요. 미처 보지 못한 나의 잘못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어요.”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섬세한 공예작업을 하면서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그녀를 잡아준 건 결국 자연이었다. 쓸고 닦아도 매 순간 새로 보이는 집 안팎의 소일거리를 하면서 겸손해져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두 동의 살짝 어긋난 배치로, 주택은 어디에서 보는지에 따라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무채색의 반듯한 공간에 다채로운 색상의 가구들로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카페


INTERIOR

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위 친환경페인트 / 바닥재 : 컬러 에폭시, 이태리 타일,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신기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짜임 시스템 / 방문 : 예림도어, 일품도어 / 조명 : 더라이트


오거스트 하우스는 청고벽돌 입면을 가진 평지붕 건물과 박공지붕 건물 두 채로 나누어져 있다. 평지붕 건물은 남북 방향으로 긴 직사각형 박스 건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국도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머물게 한다. 반면, 박공지붕 건물은 동서방향으로 긴 직사각형 박스 건물로 가장 전망이 좋은 동쪽으로 창을 내면서 동시에 채광이 좋은 남향 배치다. 평지붕 건물은 공적인 성격의 카페와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고 박공지붕 건물은 사적인 성격의 작업실과 주거동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층 내부에 동선은 자유롭게 연결된다.

자연채광이 간접조명 역할을 하는 갤러리를 지나면 그 연장선에 있는 듯한 모노톤의 주거공간이 나타난다. 흰색의 천장과 진한 회색 계열의 바닥, 창 프레임, 주방 가구가 모던한 느낌을 자아내고, 3층 공간과의 연결성을 위해 놓은 원목 테이블이 공간에 위트를 더해준다. 3층으로 올라가면 아이들의 아토피 예방을 위해 도료조차 바르지 않은 천연 목재가 공간을 감싸고 있다. 높은 층고는 바깥의 풍광을 내부로 끌어들여 극대화해주고 공간을 훨씬 넓어 보이게 한다.


•오거스트 하우스 기획전시 foodware

건축주가 기획한 foodware 전시에 출품된 강희성 작가의 커틀러리  /  건축주가 공예작업을 하는 공간

오거스트 하우스 2층에 위치한 갤러리에서는 다양한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작가들이 늘 우리 가까이에 있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식사 도구를 디자인해 식사를 문화적, 사회적 행위로 바라보게끔 한다. 전시는 6월 5일(일)까지.

참여작가강희성 도선미 민소영 박광윤 오석천 최예원

전시장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강남로 1244


동선 활용이 용이한 주방. 개수대 쪽으로도 창을 크게 내어 쾌적하다.


“서울에선 항상 치열하게 살잖아요. 근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저는 이제 매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고요함이 지루하게 느껴지면 도시로 가끔 다녀오면 되고요.”


INTERVIEW_  건축가 곽데오도르

“집이란, 변화하고 진화하는 사용자 중심의 공간”  

Q 평소 집을 설계할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설계하시나요?

집은 건축가 자신의 스타일보다 그 집 사용자에게 적합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불편한 집은 더 이상 아름다운 집이 아닙니다. 가끔 건축가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자기들이 지은 집은 조금도 변경할 수 없다고 하는데, 공학적으로는 완성도가 높을지 몰라도 사회학적으로는 상당히 모자란 소리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로봇이 아니라 사회적인 동물이잖아요. 사람도 변하는데 사람을 담는 집도 변하고 진화할 수 있죠. 건축가 본인의 설계도 진화하면서 그 집은 그대로여야 한다는 건 모순이에요. 그렇게 변화 없이 존재하면 물질 덩어리일 뿐이죠.


Q 이 집에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이 집에서는 통기성을 신경 썼어요. 제가 뉴칼레도니아에서 배운 트로피컬 건축의 장치 중 맞바람을 이용해 기류를 일으키는 방법을 적용해 봤어요. 창문은 고효율 시스템창호를 사용해 단열과 결로를 방지했고요.


Q 계획하셨던 만큼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질이 안 좋은 자재와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완성도를 타협하지 않고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두고 천천히 집을 완성하고 있어요.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건 당연히 충족시켜놓고 나머지 부분은 예산이 확보되면 추가로 작업하고요. 한편으로는 창호의 색깔을 검은색의 70% 수준에 맞추고 싶었는데 소규모는 생산이 힘들다고 해서 저의 해외 리조트 프로젝트 창호를 같은 색으로 맞춰서 주문해 자재를 공급할 수 있었어요.


Q 집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요?

아무리 큰 아파트라 해도 냄새가 날까 봐 돼지고기나 생선을 구워 먹을 수 없으면 그게 좋은 집일까요? 우리 현실의 의식주를 다 반영할 수 있는 집에서 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원에 있는 집들은 최소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집은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최소의 공간이자 최대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공의 외부 형태를 내부에도 살려 훨씬 풍성해진 다락 공간

호텔에 온 듯 간소하고 심플하게 꾸민 안방

집 전체 인테리어의 톤과 맞춘 욕실

2층 갤러리 외부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올 수 있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은 공예작업을 하는 건축주에게 영감의 원천이다.

장신구 디자이너인 김소영씨는 얼마 전 오거스트 하우스 갤러리에서 ‘foodware’ 전시를 성황리에 마쳤다. 금속을 소재로 디자인한 동료, 후배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그녀가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디자인 경영을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이제 본인의 작업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고 브랜딩까지 돕고 싶다고. 한참 신경 쓸 일이 많을 텐데 인터뷰 내내 그녀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어쩌면 자연을 곁에 두며 배우고 깨닫고 가꿔 지내온 주거환경 덕분은 아닐까.


'전원주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나무 전원주택  (0) 2018.01.25
전원주택  (0) 2017.09.13
전원주택  (0) 2017.03.10
전원주택  (0) 2017.01.30
전원주택  (0) 2017.01.3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