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학졸업자들의 사회적 손실

포근한 사람 2017. 3. 26. 19:35

삼성경제연구소가 학력 인플레가  국민경제에 기여하기보다 GDP 1%의 상승기회를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의 ‘대학 가지 않아도 성공하는 세상’ 보고서가 최대 42%로 추정되는 대졸 과잉학력으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진 결과 2009년 이후 노동투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반전됐다고 분석했다.

 

과잉학력의 악순환 차단

 

4년제 대졸자의 경우 과잉학력으로 인한 1인당 기회비용은 1억 2천만원, 이들 대졸 과잉학력자 42%가 대학진학 대신에 취업하여 생산활동에 참여할 경우 GDP 성장률은 1.01%p 추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대학진학이 성공의 지름길이란 인식 때문에 대학에 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대졸자들의 성공모델이 부족하여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미래소득 보장과 좋은 결혼조건, 사회적 지위 획득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과거 산업의 역군이던 고졸 전문 기능인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여 전국기능대회에 입상한 우수 고교생들마저 대학으로 진학한다. 지난 10년간 상장사의 고졸 임원은 7.2%에서 2.6%로 추락했다.

고졸생 임금은 4년제 대졸자의 77.5~79.4%로 고착되어 있다. 직종의 경우도 판매, 서비스직, 기능공, 단순 노무직에 머물러 있고 상용직 비중도 전문대졸 이상 72.4%에 비해 47.3%에 불과하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것은 고졸자의 일자리 열악으로부터 대학 과잉진학, 고졸자 취업기회 감소 등으로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어 있다. 이를 시정하자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하는 길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學歷보다 學力에 적합한 직무개발

 

고졸자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직무 범위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바이오 연구, 화학 에너지시험 등 연구개발 관련 직무,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직 등 고졸 출신이 수행 가능한 직무를 개발 가능하다.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인 6대 뿌리산업의 숙련 기능인력 일자리도 확충할 수 있다(주조, 금형, 열처리, 표면처리, 소성가공, 용접, 접합 등).

뿌리산업 종사자의 32%를 차지하는 숙련 기능인력이 40~50대로 이들을 이어갈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3D업종이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신3D(Digital, Dynamic, Decent) 산업의 성장비전을 제시하고 뿌리산업 근무여건 개선, 임금보조금 등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마이스터고의 취업협약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고졸인력간 일자리 매칭 전담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 현재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취업가능 기업을 발굴하여 협약을 맺고 일자리 매칭업무를 전담한다.

글로벌 신규 일자리 발굴 지원을 위해 기존의 해외 인턴십을 확대하여 한류 분위기와 함께 고졸인력의 해외진출 기회 확대를 강화해야 한다. 해외공관에 취업지원관을 파견하여 해외진출 기업과 공조체계로 사후관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일자리에 부합되는 인력공급

 

고졸 취업자의 직업 기초능력 개발이 중요하다. 내실 있는 직업 기초능력 개발을 위해서는 팀 프로젝트 등 액션 러닝과 교과과정 외 활동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한다.

지역 및 협약업체의 직무 수요에 적합한 교과과정을 개발하여 졸업과 동시에 실무수행이 가능한 인력을 배출해야 한다. 구미전자공고는 1학년 280명의 74%를 LG이노택,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과 취업약정반으로 운영한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에 대한 투자와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마이스터고는 실습용 교육비가 많이 소요되므로 중장기 계획으로 정부가 교육예산을 확보하고 협약업체는 맞춤형 교육을 위한 강사파견, 현장학습을 지원하고 참여기업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에게 자격인증제를 도입하여 ‘학력중심’이 아닌 ‘능력중심’의 자격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능력위주의 공정한 인사제도

 

‘열린 채용조건’으로 고졸 공채를 확대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전자 등은 고졸자에게 적합한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채용한다.

병역 미필자에게 불리한 채용조건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전과 광물자원공사는 입사지원서의 병역필 또는 면제조항을 삭제했다. 산업기능요원제도로 군복무 대체가 가능하다. 현행 고졸 취업자의 입영연기 4년제가 있지만 입사 4년후 입대시 경력단절 문제가 생긴다.

직무가치와 수행결과에 따라 보상을 결정하는 직무급제 도입으로 학력에 따른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입사 4년후 대졸과 동등처우를 약속하고 사내대학 진학제도를 도입한 사례로 SPC 식품과학대학, 대우조선해양의 중공업사관학교, 삼성전자의 공과대학, 삼성중공업의 공과대학 등을 꼽을 수 있다.

직군전환제도를 도입하여 취업후 일정수준의 교육이수와 경력을 축적한 경우 타 직군으로 전환이 가능토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고졸 취업자의 성공비전 제시

 

고졸 출신 CEO의 성공사례를 발굴하여 예비 CEO 캠프, 멘토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대성하이텍 최우각 대표는 실업고 야간 졸업, 입사 2년 전국기능올림픽대회 정밀기계제작 분야 1등 수상, 입사 10년후 회사설립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여 2011년 무역의 날에 3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에스엠 테크놀로지 심일섭 대표는 공업고 졸업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전자기기 부문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고 2004년에는 회사를 창업하여 2008년부터 전국 초중등 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멘토링을 꾸준히 진행한다.

숙련기술장려사업과 기능경기대회를 확대하여 산업현장의 생산업무에 종사하는 고졸인력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숙련기술 장려법에 따른 ‘대한민국 명장’(520명)과 우수 숙련기술자(7년이상)와 연계하여 ‘주니어 숙련기술자’(4년이상) 제도를 도입하고 기업은 이들 주니어들에게 적극적인 성장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또 평생교육 시스템으로 고졸취업자들이 선취업, 후진학 체계를 확립하고 대학 진학시에는 기업과 학교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올바른 직업관을 갖도록 초중등 과정에 직업의식 및 진로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학부모들의 맹목적인 교육열이 자녀의 직업관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시적인 학부모 교육시스템 투자도 필요하다.